

w. 코코
사랑하다, 이것을 정의해 본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답할 수 있을까? 국어 사전에는 다섯, 혹은 여섯 가지로 등재가 되어 있으며 대상이나 가치 등에 따라서 한 단어에 내포된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차이로 인해서 이런 거라고 단정을 지을 수가 없는, 무수하게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일컫는다. 양날의 칼이라고 비유가 되는 이것을 고찰하는 것조차 무의미하기 그지없는데 지금까지 느끼고 있는 검색하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이 알 수 없는 무엇을 연인으로서의 사랑이라고 어처구니가 없어질 카나타의 조언을 부정하고, 또 해소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갖은 짓을 했었다. 좀처럼 발을 들이지 않는 도서관에서 감정에 대한 책을 읽어 보거나 인터넷에 검색하는 등의 수를 가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무용지물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쓸데가 없는 속물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에 물들어 가는 것에 석연하지 않았다. 내가, 이 이츠키 슈가 한낱 불출하고도 섬뜩하게 일그러진 실패의 작품에게 연정을 품고 있다는 게 믿을 수 없었다. 그러했었다, 기적을 노래한 성탄제를 맞이하기 전까지는…
***
온 거리가 여러 색의 조명의 빛으로 물들며, 흥겨운 곡에 가득 찼다. 오늘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이에 걸맞게 유메노사키 고교에서는 스타 라이트 페스티벌로 한창이었다. 이것을 위해서 준비한 무대 장치는 더욱이 겨울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할 만한 분위기를 조성해, 학도의 흥미를 이끌었다. 나 역시 그러했다. 이 무대에서 나의 청춘을 쏟아 부은 『Valkyrie』와, 그 아이와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삼 년의 모든 게 담긴 것을 너에게 선사하되, 비상할 수 없는 까마귀라고 불리지 않게 긍지를 고취해 주고 싶었다. 나를 통해 꿈을 꿔, 뒤에서 모든 짐을 껴안은 너에게 최선의 보답을 하고자 공식의 드림 페스티벌에도 참여하지 않는 내가 결의를 다져서 이 자리에 다다르게 된 거였다. 하지만 나는 역시 공연을 앞두고 있다는 것에 속이 메스꺼우며, 초점이 흐려지고 있었다. 그 날의 추상, 나에게서 더할 나위 없이 진중한 모든 것을 앗아 간 텐쇼인 에이치의 잔해에 잠식되는 것 같았다. 고고한 제왕의 좌는 불에 탔고, 그를 향한 관중의 비웃음의 소리만 울려 퍼져 왔다. 이번에도 그러할 거라고 생각하자, 아무도 없는 이 공간에 나를 비아냥거리는 말이 여러 곳에서 들려 왔다. 싫어, 그만해, 무서워, 두려워, 도와 줘, 도와 줘, 나를 구해 줘… 카게히라, 카게히라, 카게히라, 카게히라, 카게히…
“스승님!”
“스승님, 내 여 있다. 봐라, 내 여 있잖아. 잠시 선잠을 이뤘다, 악몽이라도 꾼 거가? 그건 또 아인 거 같은데… 이 식은 땀 봐라, 내가 무리하지 말라고 그마이 신신당부를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들으이까… 괜찮나? 이래가 무대에 설 수 있겠나? 지금이라도 집에 가는 게 낫지 않겠나?”
“시끄럽다는 게야, 카게히라. 오히려 네 녀석 탓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아.”
나는 빛에 쫓겨, 음지를 향해 허겁지겁 달렸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지만, 나를 향해서 날아오는 화살에 겁이 나서 자취를 감추고자 했다. 그런데 그러지 못 했다. 그리 되지 못 하게 한 마리의 까마귀가 몸소 희생해, 안주할 수 있게 해 준 것이었다. 바보로구나,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 이러한 쓴 말에도 그것은 헤실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아무렇지 않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래서일까, 눈이 녹으면 봄이 되는 것처럼 나도 누그러진 기색을 보였다. 참으로 신기하지, 내가 갈망하면 그게 곧장 이루어지는 듯이 너는 시야에 들어와서 소란스럽게 깍깍거리며 짖는다. 이에 안정을 되찾는 나도 나약해졌구나, 이제는 아무렴 좋았다. 나는 비로써 저 깨져 가는 인형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카나타의 한 마디를 떠올리는 것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 저도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게 무엇이라고 말할 수는 없답니다. 그렇지만 사랑한다는 건 상대를 생각했을 때에 『안락』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슈는 깊게 생각하는 게 탈이에요, 정말.
그래, 네 생각에 찬성하도록 하지. 어떠한 것이든 고민할 게 아녔어. 내가 이 완전하지 못 한 것을 사랑한다는 게 의의를 둬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저 평범하게 나의 카게히라를 사랑하는 거였다. 단지 그 뿐이었다.
“카게히라.”
“응아?”
“지난번, 네가 가고 싶다고 말한 곳에 내일 가자구나. 물론 인적이 드물 야심한 시간에 말이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고서 그리 좋아하는 눈을 잔뜩 구경하러 여행을 떠나도록 하자. 그러니까 네가 주역인 이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Valkyrie』 의 제왕으로서 한 걸음 나아가도록 해. 내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의미하게 하는 건 아니겠지?”
“이, 이게 대체 뭔 난리고…”
너를 붉게 사랑하는 말은 전부 잔잔한 이 노래에 담았고, 너는 나에게 한 편의 아름다운 시였다.
